재난안전망 `와이브로 포함 복합방식` 목소리 높다

 국가 재난안전통신망을 단일방식이 아닌 복합방식으로 꾸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일기술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타당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난안전통신망 방식을 제안한 KT·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은 복합방식의 타당성을 높게 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테트라·WCDMA·와이브로가 합쳐진 복합방식을 제안했다. KT는 와이브로를 선택했지만 KT네트웍스와 KT파워텔 등 계열사는 테트라와 아이덴을 따로 제시해 복합방식이 재난안전망으로 선정될 시 그룹 차원에서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KT 그룹 관계자는 “테트라 등 단일 방식으로 국가통합망을 꾸밀 경우 망 생존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기존 구축된 인프라를 사용하지 못하는 등 경제성이 낮다”며 “복합방식의 타당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각 기관 통신망 구성 시 별도의 방식을 도입해 사용 중이다. 해양경찰청은 아이덴과 VHF·UHF이 합쳐진 복합망을, 공군은 와이브로를 도입해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기술 연동이 가능한 만큼 이미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와이브로 등을 공공망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한다. 자가망 구축이 필요한 테트라와 달리 이미 구축된 공공망을 이용하는 와이브로, 아이덴 등이 국가 통합망이라는 사업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공공망을 이용할 경우 망 서비스 및 유지보수는 각 기관이 아닌 전문 인력을 보유한 통신사에서 담당하게 된다.

 국회 역시 단일보다는 복합 방식으로 재난망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초 발간한 ‘국가재난안전무선통신망 운영실태와 개선방향’에서 “현장조사 결과 테트라 장점인 음성 연동은 현재 아이덴, 와이브로에도 가능한 수준”이라며 “단일 기술의 장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기관별로 운영 중인 통신망을 연동해 사용하는 것이 효율성 및 비용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일본 등도 국가재난망을 다원화해 망 생존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은 현재 MCA(Multi Channel Access), VHF/UHF, 위성 등으로 방재무선망을 운영 중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이 잦은 지역 특성상 다양한 방식으로 통신망을 구성해 유사 시에도 망 확보가 가능하게 했다.

 9.11 사태를 계기로 수립된 미국의 ‘NECP(National Emergency Communication Plan)’ 계획 역시 재난통신망의 기본요소로 운용성, 상호연동성, 연속성을 꼽고 있다. 미국은 현재 FBI, 국무성, 공군기지 등은 아이덴을 운용 중이고 경찰, 소방, 교통 분야는 TRS 계열의 APCO-25를 사용하고 있다.

 복합망이 선정되면 독점 및 경제성 논란에 따른 정책 혼선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03년 부터 추진된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은 2004년 테트라를 재난망 기술로 선정했으나 이후 사업비 급증과 기술독점 등 타당성 문제가 불거지며 결국 전면 중단된 바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